7분 티업의 진실, 당신의 1분이 뒤 팀을 무너뜨린다

7분 티업의 진실 – 한 사람의 느림이 만드는 연쇄 지연

7분, 짧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 골프장의 티업 간격은 대부분 7분입니다. 어떤 골프장은 6분, 명문 골프장이라도 8~10분 이상을 넘기지는 않습니다. 7분이라는 시간은 절대 여유롭지 않습니다. 특히 캐디 입장에서 보면 7분은 언제나 빠듯한 전쟁입니다.

하지만 골퍼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티샷을 준비하는 여유, 세컨샷을 계산하는 신중함, 그린에서 라인을 천천히 보는 집중.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신중함’이 하루 120팀이 움직이는 골프장에서 모두에게 허용될 수 없는 사치라는 점입니다.

어드레스 30초 – 그건 집중이 아니라 자기만족입니다

캐디를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마주치는 장면 중 하나가 '끝나지 않는 어드레스'입니다. 백스윙도 안 하고 20초 넘게 가만히 있는 모습, 결국 헛스윙이나 뒤땅. 그리고 그걸 반복. 물론 진지하게 골프에 임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진지함이 남에게 피해가 되기 시작하면, 그건 예의가 아니라 이기심입니다.

프로 선수들조차도 어드레스 시간을 규정 내로 제한받습니다. 심판이 있고, 방송이 있는 대회에서도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가 혼자 ‘집중’한다고, 30초씩 4명이 그러면 2분입니다. 2분은 뒷팀이 한 샷을 다 준비하고도 기다려야 하는 시간입니다.

멀리건을 써도 좋습니다, 빠르면요

멀리건은 엄밀히 말하면 룰 위반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골프장에서 ‘한 번 정도는’ 용인됩니다. 문제는 그 멀리건을 치고도 또 나가서 공을 찾고, 다시 어드레스를 또 30초 이상 하고, 그런 식으로 ‘멀리건 한 번’이 3분짜리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죠.

빠른 손님이라면 4명이 멀리건을 써도 괜찮습니다. 플레이 템포가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느린 손님이 멀리건을 쓰면 캐디 입장에서는 정말 난감합니다. 캐디도 플레이를 밀면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느린 손님에게 멀리건을 허용하는 건 부담이 됩니다.

측정기는 좋지만, 100타 넘으면 자제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골퍼가 거리 측정기를 사용합니다. 정확한 거리를 확인하고, 코스 전략을 짜는 데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그런데 그걸 200m 전방에서 한 번, 150m에서 또 한 번, 100m 앞에서 다시 한 번, 퍼터 잡고도 측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과는 트리플 이상입니다.

문제는 실력입니다. 측정한 거리대로 칠 수 있다면 당연히 쓰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100타 이상인 경우, 정확한 거리보다 중요한 건 방향성과 리듬입니다. 측정기를 쓰는 시간 동안, 캐디는 뒷팀의 압박을 느끼고, 플레이는 자꾸 밀립니다.

측정기는 잘 치는 사람에게는 전략이고, 못 치는 사람에게는 ‘시간 도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린에서의 집중은 스코어로 보답받아야 합니다

퍼팅 라인을 오래 보는 사람, 있습니다. 신중한 건 좋습니다. 하지만 3퍼트, 4퍼트가 기본인데 매번 라인을 1분 이상 본다면 그것은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진짜 잘 치는 사람은 라인을 한 번 보고 퍼터 한 번으로 끝냅니다.

“이번엔 꼭 넣고 싶었어요.” 좋습니다. 그런데 그게 18홀 내내 반복되면요? 캐디 입장에서 보면 ‘포기해야 할 때와 집중해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골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내기 골프가 지연의 원인이 될 때

내기를 하는 골퍼들이 가장 자주 보이는 장면은 ‘카트 안에서 안 내리는 것’입니다. 앞팀이 이미 세컨샷을 치러 가고 있는데, 아직 금액 정산 얘기를 하느라 카트에서 안 내리는 모습. 그 짧은 30초가 티업 간격 전체를 밀어버립니다.

물론 캐디가 빠르게 정리하자고 말하면 반발이 생깁니다. "왜 이렇게 재촉하냐"는 말도 들립니다. 하지만 당신의 30초가, 뒷팀에겐 3분의 지연이 됩니다. 그건 골프장 전체에 피해를 주는 일입니다.

캐디가 느린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보 캐디는 실수도 많습니다. 클럽 전달이 늦고, 공 위치를 못 보고, 그린에서 라인을 잘 못 잡습니다. 그런 경우 골퍼는 불안해하고, 스스로 모든 걸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티샷 후 공을 못 찾는 경우가 반복되면, 골퍼 입장에서도 불쾌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골퍼도 피로감을 느끼고, 전체 분위기가 무거워집니다. 초보 캐디라면 ‘빠른 대응’보다 ‘확실한 준비’가 훨씬 중요합니다. 미리 공 위치를 파악하고, 앞서서 상황을 정리해야 골퍼도 안심하고 템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느린 골퍼가 모두 나쁜 건 아닙니다. 캐디가 모두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서로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겁니다. “나는 지금 집중하고 있어.”와 “뒷팀이 밀리고 있어요.”는 언제나 충돌합니다.

캐디는 빠른 플레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골퍼는 자신의 루틴을 지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는 혼자가 아닌, 4명이 함께하는 스포츠라는 걸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퀴즈

Q. OB(Out of Bounds) 지역으로 공이 나간 경우, 몇 벌타를 받고 어디서 플레이해야 할까요?

A. 1벌타를 받고, 원래 친 자리에서 다시 쳐야 하므로 총 2타가 더해집니다. (샷 1 + 벌타 1)

3줄 요약

  • 7분 티업 간격은 모두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 멀리건, 측정기, 퍼팅 집중은 상황과 실력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 캐디와 골퍼가 서로를 이해할 때, 가장 좋은 템포가 만들어집니다.